오늘 처음으로 블로그에 글을 써본다.
무슨 주제로 시작할까 고민하다가, 그냥 지금 쓰고 싶은 이야기를 남겨보기로 했다.
카페에서 마주한 장면
와이프와 함께 카페에 앉아 미래에 대해 이것저것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런데 와이프 뒤편 테이블에서 40대 중후반쯤 되어 보이는 두 남자가 열띤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솔직히 듣고 싶지 않았지만… 들릴 수밖에 없었다.
노이즈 캔슬링이 고장 난 내 에어팟이 유난히 아쉽게 느껴졌다.
그들의 대화법
그들의 대화를 엿듣는(?) 동안 가장 불편했던 건 서로의 주장을 펼치면서도 정작 ‘듣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 목소리가 큰 사람이 주도권을 쥐고,
- 상대의 말을 끊으며,
- 자기 말이 옳다고만 주장하는 방식.
대화라기보다 일방적인 주장에 가까웠다.

예를 들어 이런 식이다.
A : 형님, 제가 이렇게 말씀드리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얼마 전 영희 씨가 형님께 먼저 다가간 걸 알고 있습니다. 우리 모임 사람들 사이에서 그 얘기가 돌고 있어요.
B : 아니, 그건…
A : 저는 형님 개업식에도 도와드렸던 사람 아닙니까. 이런 말씀을 드리는 건 형님과의 관계를 잃고 싶지 않아서입니다.
B : 주눅이 든 듯) 그렇긴 한데…
대화의 흐름은 늘 A가 주도했고, B는 방어적으로 맞장구를 치는 모습이었다.
나와의 오버랩
그 장면을 보면서 문득, 나도 B와 같은 사람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을 할 때도 나는 주로 방향성을 중시한다.
20까지는 명확히 설명할 수 있지만, 나머지 80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변수’로 남겨둔다.
하지만 A 같은 사람이 끼어들면 상황은 달라진다.
그들은 예측 가능한 결과를 미리 60까지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다 보면 목소리가 커지고, 회의는 본질에서 벗어나 버린다. 결국 나는 주눅이 들어 말을 아끼게 되고, 회의가 끝나 있을 때가 많았다.
내가 믿는 방식
나는 지금도 방향성만 잡고 여유를 두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렇게 해야 좋은 변수들이 나타나고, 예측보다 더 나은 방법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미리 정해둔 예측은 종종 틀리기 마련이다. 결국 모든 일의 끝은 ‘운’이라는 것도 많이 경험했다.
어쩌면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인지도 모른다.
10년 넘게 다닌 회사를 그만둠으로써 비로소 그 안의 문제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었고, 새로운 경험을 할 기회도 얻었으니까.
오늘의 깨달음
결국 진정한 대화의 핵심은 존중이라고 생각한다.
- 목소리가 크다고 해서 옳은 게 아니고,
- 상대를 압도한다고 해서 신뢰가 쌓이지 않는다.
- 핵심을 간결하게, 작은 목소리로 나눌 수 있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공공장소에선 조용히!
이게 오늘 카페에서 얻은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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